[40대 시험관 일기] 내가 자궁후굴? 후굴자궁 증상과 원인
2023년 11월 현재 3번째 냉동이식을 준비 중이다.
생리 2일차부터 4일간 페마라를 복용했고
일주일 뒤 자궁 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원하여 자궁초음파 검사를 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주치의 선생님께서
생리가 완전히 끝났냐고 물어보신다.
초음파상으로 아직 자궁 내에
생리혈이 약간 남아있는 게 보였다.
자궁후굴인 경우에 이럴 수 있다고 하셨다.
으잉? 내가 자궁후굴이라니?
그간 자궁 안에 생리혈이 남아 있은 적은 있지만
시험관 일정에 영향을 준 적은 없어서
그게 자궁후굴과 관련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이식 전 착상에 방해되는 요소 없이
깨끗한 자궁 내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진료 후 바로 자궁 안에 남아 있는
생리혈을 제거하는 드레싱 시술을 받았다.
시간은 한 5분 정도?
시술 중간중간 최대한 아프지 않도록
신경 써 주시는 손길이 느껴졌다.
시술이 끝난 뒤에는 힘들지 않았냐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선생님..
아마 모르실 거다.
선생님께 나는 수많은 환자들 중 한 명이겠지만
내게는 궂은 비를 대신 맞아주는 우산 같으시다.
난임 당사자보다 한 발 앞서 내 몸을 살피고
한 치의 걱정 없이 처치해주시는 선생님께
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다음 환자를 보시러 급히 시술실을 나서는
선생님의 팔을 급히 붙잡고 감사 인사를 드렸다.
내가 드릴 수 있는 선물은 아름다운 이별 아닐까?
선생님과 함께 착착 준비한 대로
이식도 착상도 유지도 순탄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자궁후굴이란?
자궁은 선 자세에서 보통 앞쪽으로 약간 꺾여서
배 앞쪽으로 구부러져 있어야 한다.
자궁후굴은 선천적 혹은 후전적인 원인으로
자궁이 뒤쪽으로 굴절되어 있는 증상이다.
자궁후굴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통증, 골반통증이다.
자궁이 반대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혈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생리통을 유발하고
주위 골반을 압박해서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주변 장기와 유착해서 배변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생리혈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 생리 기간도 길어진다.
특히 누워있을 때 생리혈이 잘 나오지 않는다.
자궁내막증과 골반염, 자궁선근증 등으로
자궁 내 유착이 생겨 자궁후굴이 생겼다면
임신과 출산에 불리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자궁근층이 상하거나 약해져서
임신 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원래 자리로
이동해야 하는 자궁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자궁 내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다.
후굴자궁이 심한 경우라면
시험관 아기 시술의 이식 과정에서
카테터가 자궁경부를 통해
자궁이 꺾인 곳을 지나기가 힘들어
시술 시간이 늘어날 수 있고
엄청난 통증이 유발하기도 한다.
배아를 이식하는 위치를 찾기도 용이하지 않다.
선천적인 자궁후굴로 인한 통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궁후굴이 있다고 해서
모두 난임이 되지도 않는다.
나 역시 자궁이 후굴이라는 걸
여태 몰랐을 만큼 걸림돌이 된 적이 없다.
자궁의 기울기를 바로 잡는 교정술,
자궁내막증과 골반염, 자궁선근증 등
자궁후굴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의 치료로
꺾인 자궁을 교정하여 원활하게
배아 이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