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이식 3차] 임신 중 갑상선기능항진증 약(메티마졸) 복용하기

임신 중 갑상선 수치 확인하기
1차 피검을 한 지 이틀 만에 무사히 2차 피검을 통과했다. 수치도 100점대에서 2일 사이에 300점대로 상승해, 더블링을 뛰어넘는 안정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설레고 긴장된 상태로 2주 뒤에 있을 초음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 사이에도 할 일은 있다.
나는 20대 때부터 쭉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에 안티로이드 6알을 먹어도 몇 달 동안 수치가 잡히지 않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고, 갑상선도 너무나 부어 있어 약을 먹고도 개선이 안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실력도 인품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 2년 만에 하루 안티로이드 1알을 먹을 정도로 나아졌다. 의료인이 아니고서는 알아보지 못할 만큼 갑상선 크기도 크게 줄었다. 몇 년 전부터는 약을 메티마졸로 바꾸어 하루 반 알을 복용 중이다. 그마저도 임신을 계획 중이라 그런 것일뿐, 임신 계획이 없다몀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할 정도로 호전이 된 상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정기검진 때마다 늘 원장님께 듣는 말은, '임신을 확인하자마자 내원해 갑상선수치를 확인하라'는 것. 임신을 하게 되면 초기 3개월까지는 HCG가 상승하는 대신 TSH가 떨어지는데, 나처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또 그 감소 폭이 큰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낮은 갑상선 수치에 대한 대처가 필요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수치에 맞는 치료와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임신 후 갑상선수치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임신 중 갑상선기능항진증 약(메티마졸) 복용하기
1차 피검을 하고 난 다음 날, 바로 내분비 주치의를 찾았다. 호르몬 검사 결과 다행히 착상을 한 뒤에도 TSH는 1점대로 착하게 잘 유지 중이었다. 늘 잔걱정을 안겼던 황달수치도 Good!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범위에서 살짝 높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약(메티마졸)은 지금과 같은 수준인 하루 반 알씩을 복용하기로 했다. 한 달 뒤 다시 피검사 결과에 따라 복용 여부나 복용량을 달리해야 할지 점검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메티마졸의 성분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그 영향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고 보는 연구 결과들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약을 계속 복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태아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 중에서 득실을 따져본다면, 득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임신 중 최소량의 약을 복용하여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유지하는 추세이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상위 1/3에 해당하는 수치 유지를 목표로 한다.
실제로 메티마졸이나 안티로이드 등 임신 전 기간에 걸쳐 나보다 더 많은 양의 갑상선 약을 먹고도 건강한 아가를 출산했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년 가까이 나의 주치의가 되어주셨던 원장님을 믿고, 안심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임신 기간을 즐겨봐도 될 듯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주변에서 도움을 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믿고, 뱃속 배아를 믿고 무덤덤하게 매일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참고로 갑상선호르몬은 임신 중 입덧과도 관련이 높다. HCG가 과도하게 갑상선을 자극하면 일과성 임신성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심한 헛구역질이나 메스꺼움, 구토 등 임신 중 입덧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질환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니기 때문에 갑상선 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은 이런 경우 수액 처치를 하고, 증상이 심하다면 입덧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