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냉동이식 3차, 동결배아 이식 후 처방과 주의사항

 
시험관 냉동이식을 무사히 마쳤다. 시술 전날 해동된 냉동 배아는 하루를 더 키워 동글동글 귀여운 눈사람배아가 되어 있었다. 시술실에서 모니터로 배아의 모습을 확인하고 따로 배아를 찍은 사진도 챙겨주신다.
 
이식을 마치고 나와 남편에게 보여주니 이게 바로 '눈사람 배아'냐며 마치 눈앞에 있는 아기를 보는 것처럼 하트 뿅뿅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배아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사진은 집에서 어디서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이번에는 꼭 아가가 와줬으면 싶다. 엄마가 될 나보다도 더 아빠는 이미 사랑을 줄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까.
 
내가 다니는 병원은 이식하는 날 회복실 침대 그대로 누운 채로 수술실로 이동해 이식을 하고 다시 또 그 침대에 누워 원래 있던 회복실로 돌아온다. 화장실은 이식 30분 후에 갈 수 있게 안내해 준다. 재미있는 건 그 동안 무릎을 굽힌 채로 세워 누워 있게 한다는 건데, 의학적인 근거와 상관없이 '만의 하나라도?'라고 하는 환자들의 불안함을 달래주는 병원 측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전원 전 병원도 그렇고 대다수 난임병원에서는 이식 후 바로 화장실을 가거나 일상생활을 해도 착상과는 무관하다고 할 만큼, 크게 제약을 두지 않는다.
 

시험관 냉동이식 후 처방

 
프로게스테론주사(타이유 2cc, 이식 당일 1회), 류코스팀 주사(이식 당일 1회)
유트로게스탄 질정(매일 자기 전 2알), 프로기노바(하루 3알), 아스트릭스(하루 1알), 소론도(하루 2알), 듀파스톤(하루3알)
 
이식 당일 피검에서 프로게스테론 수치(P4)가 4.5로 낮게 나왔다.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보통 25ng/ml 이상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본다. 여태 프게 수치가 이렇게까지 미달된 적이 없는데, 정말이지 내 몸이지만 매번 상태가 다르다. 프로게스테론 수치만으로 착상 여부가 갈리진 않지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 맘을 먼저 캐치한 우리 주치의 쌤.. 이번 냉동이식은 꼭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방탄 처방으로 보여주셨다. 먹어야 할 약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먹었는지 종종 헷갈린다. 어떤 분이 시간대별로 먹어야 할 약을 표로 정리해서 냉장고에 붙여두라고 팁을 알려주셔서 유용하게 써 먹고 있다. 먹은 약은 펜으로 표시해 지워나가면서 매일매일 먹어야 할 약들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식 4일차인 오늘까지 무증상... 피검을 앞둔 자로서의 예의상(?) 모든 약속과 운동을 접고, 못봤던 푸바오 영상들을 몰아보며 얌전히 지내는 중.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중 걱정은 나중에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피검일을 기다려 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식 후 주의사항

 
면역글로블린을 거의 다 맞아갈 무렵 간호사님이 안내문에 적힌 이식 후 주의사항을 일일이 표시하면서 안내해 주신다.
 
♥ 착상기간은 4~5일 이내로, 이 기간에는 안정을 취하면 된다.
♥ 대소변은 평소대로 편히 보면 된다.
♥ 자세는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 누워도 상관없고, 앉아 있어도 된다(결국 어떤 자세든 굿)
♥ 1시간 이상 걷기, 쇼핑, 장보기 등의 무리가 가는 일과 과격한 운동은 당분간 삼가는 것이 좋다(가벼운 일상생활 가능★)
♥ 찜질방 같이 온도가 매우 높은 곳은 피하고, 대중목욕탕도 임신 초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특별한 식사나 비타민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 1차 피검사 이전에 생리가 시작되거나 생리로 의심되는 출혈이 있어도 임신 여부 혈액검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 처방 받은 약과 질정, 주사 등은 1차 피검사 결과 확인 전까지는 임의대로 끊지 말고 전화로 상담한다(정부 지원인 경우 병원에서 피검을 해야 차수가 종료되어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배아 이식에 대한 Q&A

 
♥ 계속 누워 있으면 임신율이 올라간다?
No. 상관없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
 
♥ 배아 등급이 낮으면 임신이 안 된다?
No. 배아등급이 낮아도 임신이 가능하다.
 
♥ 손발이 차면 임신이 안 된다?
No. 손발이 차갑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배아 이식 후 커피는 끊어야 한다?
No. 하루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는 괜찮다.
 
♥ 추어탕을 먹으면 착상에 도움이 된다?
No.  특별히 먹어야 하거나 제한해야 할 음식은 없다.
 
♥ 핫팩을 배에 올리면 도움이 된다?
Yes. 배를 따뜻하게 하면 릴렉스할 수 있으므로 해도 상관없다.
 
♥ 격렬한 운동은 임신에 도움이 안 된다?
Yes. 격렬한 운동은 좋지 않다. 가벼운 산책이나 화장실, 식사하기 등은 전혀 상관없다.
 
♥ 직장을 다니는 경우 휴가를 내야 한다?
No.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해도 무리가 없다.
 
♥ 출혈이 있는 경우 임신이 아니다?
No. 착상 시 출혈 등의 다양한 이유로 약간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
 
♥ 출혈이 있는 경우 질정 또는 주사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No. 질정 또는 주사는 끊지 말고 안정하며, 꼭 피 검사로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