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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지?

[시험관 포배기 배아] 눈사람 배아와 감자 배아

기다림愛 2023. 11. 23. 09:33

현재 5일 배아 이식 후 6일차에 접어들어 쓰는 글이다. 이번 이식은 5일 배양 배아, 그것도 해동 후 눈사람배아로 분열된 배아를 이식했다. 교수님은 등급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정도라고 말씀해 주셨다. 늘 발언이 신중하신 교수님 성격으로 볼 때 이번 차수는 임신에 대한 기대를 가져봐도 되는가 싶다. 늘 난자질과 배아 분열이 좋지 않아 시험관 4차까지 3일 배양 배아로만 신선이식을 시도했던 나로서는 5일 배아를 품게 된 것, 그것도 예쁘게 자란 눈사람 배아를 이식하게 된 것만으로도 그동안 번번히 좌절됐던 큰 산 하나를 넘은 기분이다.

 

왼쪽이 눈사람 배아, 오른쪽이 감자 배아

출처: 서울아이앤여성의원 유튜브 채널 오렌지장(https://youtu.be/vPYnVj4F4oo?si=NYvt2HWuIZwU6DAG)

 

포배기 배아란?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한 뒤 배아의 성장 단계는 크게 수정란 분화, 2세포기, 4세포기, 8세포기(3일배양), 상실배아, ...눈사람 배아, 감자 배아, 착상을 거친다. 배아가 세포 분열을 거듭하다가 포배기 배아라고 하는 빈 세포 덩이가 되는데, 이식 당일 배아가 링 모양을 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포배기 배아라고 생각하면 된다. 포배기 배아는 수정 후 약 6일째에 자궁 내 착상한다. 그리고 포배기 배아가 보다 더 발달하여 나타나는 배아의 생김새에 따라 눈사람 배아와 감자 배아라는 이름이 붙는다. 

 

눈사람 배아, 감자 배아란?

 

눈사람 배아는 투명대를 뚫고 나와 부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이 눈사람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부화를 마친 배아는 더 이상 배아를 둘러싼 얇은 막에 싸여 있지 않고 동그란 모양이 된다. 이때의 포배가 배아를 감자 배아라고 부르는데, 부화를 마친 착상 바로 직전의 배아라고 할 수 있다. 눈사람 배아와 감자 배아는 보통 이식 후 24시간 이내에 착상한다(이식 당일이나 다음날). 포배기 배아의 등급이 좋다면 이식 전 눈사람 배아와 감자 배아의 모습을 띨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체외에서도 활발하게 성장할 만큼 뛰어난 생존성과 안정성을 보이기 때문에, 한결 높은 임신 성공률에 대한 기대해봄직하다. 

 

시험관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눈사람 배아를 이식하고, 하루하루를 세면서 피검을 기다리는 중이다. 물론 배아의 상태가 임신 여부를 결정하거나 임신 후 태아의 건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므로, 배아 등급이나 눈사람 배아 감자 배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등급도 못 매길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던 배아가 착상된 적도 있고 교과서에 나올 만큼 예쁘다고 했던 배아는 착상조차 되지 않은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등급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언젠가 올 소중한 아기를 기다리며 배아에게 눈사람이나 감자라는 귀여운 별명을 붙여준 게 아닐까 하는, 임신을 기다리는 예비 부모들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아기를 기다리는 모든 부부들에게 예쁜 배아를 닮은 건강하고 귀여운 아가가 얼른 와주길 함께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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