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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과거 이야기

시험관 시술과정, 단기요법 2차 이식

기다림愛 2023. 10. 12. 20:18

신선이식은 말 그대로 배아를 냉동하지 않고 이식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배아는 배양기에서 3일 또는 5일을 키우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매번 3일을 시도했다. 알려지기로는 5일 배아의 임신 성공률이 더 높다고 하지만, 나와 같은 고령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과배란 반응이 낮은 경우에도 이에 해당되는데, 두 경우 무리하게 5일 배아 이식을 시도하다가 배아가 5일을 버티지 못하고 이식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3일 배아를 이식하고 남은 배아를 5일까지 키워 생존한 배아는 냉동하기로 했었는데, 1~4차까지 단 한 번도 배아를 얼린 적이 없었다. 그래도 아주 실망할 필요는 없는 게 과배란 저반응군에서 3일 배아와 5일 배아의 임신 성공률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채취 후 신선 이식 과정은

크리논겔 1개(아침)
싸이클론 질정 1개(자기 전)
프로기노바 1일 3회 1알씩(2주)
아스피린 1일 1회 1알

채취일 다음날부터 이식일까지 처방받은 질정과 프로기노바, 베이비아스피린을 쓰기 시작했다. 이식일은 채취일로부터 4일 뒤였다. 이달 21일에 채취를 했다면 이식은 25일에 하는 식이다. 3일 배아인데 왜 4일이 지나서야 이식을 하나 싶지만, 실제로는 3일하고 몇 시간을 더 키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자와 정자의 수정은 보통 채취일 오후에 이뤄진다. 그로부터 72시간이 되는 날을 따져보면 채취일로부터 4일차가 되는데, 이날 이식 여부가 결정된다. 그래서 실제로 채취 5일차에 시행되는 이식은 72+@시간이 자란 배아으로 이루어진다.

 

채취 4일차 그러니까 이식 전 날, 배아 2개의 이식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식 전 모니터로 배아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등급을 매길 수도 없을 만큼 분열이 매우 느린 배아들이었다. 그래도 담당 선생님은 배아가 자라기 가장 좋은 환경은 엄마 뱃속이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우니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이식을 해보자고 하셨다.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속으로는 무척 실망했었다. 지난 번 1등급 3개 배아를 품었을 때도 겨우 1개 배아가 착상되는 듯하다 뿌리를 내리지 못했는데, 과연 이렇게 질이 낮은 배아로 임신이 가능하긴 할까... 싶었다.

 

단기요법 2차 신선이식 결과

 

그런데.. 웬걸... 병원에서도 심지어 나조차도 포기했던 배아가 착상이 되었다. 이식일로부터 10일 뒤에 임신 반응 검사를 하게 되는데 1차 피검 결과 104..  그것도 제법 안정적인 수치로 임신을 확인했다. 임신 4주차였다. 선생님은 혹시 그간 임신 증상이 있지는 않았는지 물으셨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같이 결과를 들으러 갔던 남편이 나를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피검 며칠 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배에 콕콕하는 증상이 있긴 했는데, 혹시 설레발을 치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남편에게는 비밀로 했었다. 

 

진료실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남편이 병원을 나오자마자 춤을 췄다. 덩실덩실.. 그런 남편에게 창피하니 그만하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모습이 싫지 않았다. 그로부터 3일 뒤 2차 피검이 있었다. 안정적으로 더블링이 되어 507이라는 아주 바람직한 수치를 확인했다. 기존에 썼던 질정들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렇게나 수월하게 난임을 끝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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